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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공연 & 전시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전

by 휴먼계정 2022. 4. 28.

일단 전시는 매우 좋았다...

구성도 동선도 쾌적도도(평일 오후) 다 좋았고, 스태프분들도 다 친절했고

오디오가이드나 도슨트 없이 관람 시 1시간 30분 이내로 관람 가능할 듯

만족스러운 전시였고 추천은 한다.

 

그런데... 예전엔 그냥 한숨쉬고 지나간 문제가, 이번에 유독 프로불편러의 자아를 끌어내더라

이 전시를 보고나니, 전시나 전시장소에서 환영하는 혹은 원하는 관객의 범위가 너무 궁금해지더라고

 

놀랍게도 작품명+재료설명 카드에 한글이 없었기 때문. 순간 내가 다시 모마에 온줄.

물론 영어만 있는게 깔끔하고 더 예뻐보이긴 하다. 그리고 카드 면적도 줄고, 제작비도 줄어들거고

그래도, 작품명은 그렇다 쳐도 뭘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도 영문으로만 표시되어있던데, 이유가 너무 궁금하다

한글로 작품명 및 재료명을 설명하면 안 된다는 것이 계약 조건에 있었을까? 나 진짜 궁금.

작품명을 한글로 번역하는데 절차상의 어려움이 있었다면, 그냥 발음대로 or 직역으로라도 적어둘 수 없는걸까

영어로 적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아는 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이런 이유는 정말 아니겠지만, 순전히 내 추측이겠지만

영어를 당연히 알아본다고 생각한걸까? 설마! 이런 공능제적인 엘리트의식이 이유는 아닐거라 믿음...

혹시나 이 생각을 영어권 국가의 국민이 아닌 한국인이 했다면 더욱 신기할 일이다

아 아니면, 혹 외국인분들이 전시를 준비하는건가하는 생각도 했다

왜냐면 전시 중간에 보이는 영상 한글자막에 오타가 매우 많았기 때문

(야외에 설치한 전구모양이 나오는 장면쯤에 ~~'을'로부터 라는 오타 + 은는이가 오타 등 2번 이상 발견)

물론 이 영상 제작과 수정에 주최측이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다만, 좀 놀라웠음.

 

나는 투잡으로 영어 번역을 하고 있지만, 세상 모든 단어를 알지 못한다. 

미술 재료에 대해선 더욱 무지해서, 어떤 단어는 검색하며 찾아 봤다. (너무 귀찮았음...)

그럼 (몰라도 사는 데 전혀 지장 없는)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죠?

돈 주고 전시와서 당황스러움과 속상함을 느끼셨을 관객의 마음은 고려 대상에 없나요?

아스트로 차은우씨의 오디오가이드에 반응할 젊고 교육받은 타겟층만이 진정한 관객인가요...ㅠㅠ

 

의문을 안고 주최/주관처를 찾아봤다.

UNC라는 곳인데, 예전에 내가 아주 재밌게본 로즈와일리전을 주최한 곳이었음.(물론 그때도 작품명에 한글은 없던 듯.)

정말... 전시를 너무 재밌게 봐서 더 안타깝다. 안 그럴 수 있다면, 이제 안 그러시면 안 될까요?

이후엔 예당 홈피를 찾아봤다.

비전이 '공공성 회복을 위한 국가대표 문화예술기관의 위상 정립'이고 핵심가치 중 하나가 '공공성과 보편성 확보'더라

예당이 말하는 대중과 공공성 그리고 보편성은 대체 누구의 기준일까?

물론 기획전시가 아니고, 장소대여만 하는 입장에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을거라고 예상된다.

다만 공공성과 보편성을 공표하고 있는 공공기관이라면, 

최소한... 이런 부분에 대한 가이드는 있어야하는게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었다. 

 

*사진출처: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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