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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책

채털리 부인의 연인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by 휴먼계정 2017. 1. 9.

 


보통 채털리 부인의 사랑 이라는 제목을 쓰던데 열린책들에서는 이 제목을 썼더군.

이 책은 크게 네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 것 같다.

1. 정신과 육체 모두 조화를 이루어야 진짜 사랑

2. 무분별한 산업화로 인해 인간은 어느정도 망가진 점도 있음

3. 전쟁의 희생자들의 삶

4. 스스로 생각하여 행동함으로써 (지금보다 훨씬 더 강했을) 여성에게 요구되는 생활양식을 버리고 자아를 찾아가는 여주인공

사실 이렇게 외설적인 책이란걸 몰랐어서... 읽으면서 좀 놀란 부분도 있었다.

목로주점이나 나나 이정도를 생각했지... 근데 너무 노골적임.

뭐 요즘이야 더한 책이나 영화도 많지만 당시로서는 되게 파격적이었을 것 같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금서였다고 ㅋㅋㅋㅋㅋㅋㅋ


하... 그런데 이 책의, 아니 이 출판사에서 낸 이 책에는 큰 문제가 있음.

도대체 사투리를 표현함에 있어서 맞춤법을 파괴하는 어법으로 연출할건 대체 뭐람...?

진짜 읽는 내내 짜증나고 집중안됨.

맬러스를 포함한 사투리를 쓰는 다른 인물들이 하는 대사는 전부 맞춤법이 하나도 맞지 않았음.

예를 들어 <이리 오씹씨오 / 당시늘 / 계씹씨오 / 하지아늘거지만 / 아라씀니다> 이런게 책에 진짜 적혀있음. 책의 절반이 저런 맞춤법...


그래서 영국의 사투리가 실제로는 어떤지 잘 몰라서 조금 찾아봤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웨일즈 사투리일 경우

I am going to the toilet를 I'm gonna go for a wizz로 표현하고, hug를 cutch로 표현하는 식의 단어나 억양의 차이가 있지

철자를 몰라서 toilet을 tauilat으로 표현하는 듯 하진 않다고 생각함.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앉으십시오'라는 말을 사투리로 표현할 땐 '안즈십씨오' 라고 써놓았단 말이지...

원서나 다른 출판사들의 책들도 확인해 봐야 알겠지만, 이런 활자들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이 바로 이거임.

'이 책을 번역 혹은 편집한 분들은 대체 사투리를 뭐라고 생각하는걸까?'

물론 이 책에서 코니와 맬러스의 계급차이는 분명히 존재했고

표준어를 쓸 수 있음에도 일부로 사투리를 구사했던 노동계급인 맬러스는

노동계급을 하찮게 여기는 윗계급 사람들에 대한 저항의 하나로써 일부로 조금 '모자라'보이도록 사투리를 썼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건 실제로 계급만 높고 인간적으로는 수준이 낮은 윗계급을,

계급이 없는 신분으로서 조롱하고자 했던 맬러스의 의도이지 사투리 자체가 모자란건 아님.

근데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은 낮은계급의 사람일 뿐 아니라 마치 모국어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들 처럼 보이게 한게 참 마음에 안들었다.

만약 원서에서 진짜 철자를 틀리게 해놓았던 거라면 난 이 리뷰를 철회해야겠지만 그럴 것 같진 않음.

의도가 뭐였을까? 다른 번역본들도 다 이럴까?

물론 이 사투리를 번역함에 있어, 한국 내 다른 지방의 사투리 중 하나를 콕 찝어서 사용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차라리 책의 두나 미에 사투리를 표현함에 있어 한국 어느 지방의 사투리를 인용했다고 써 놓으면 되지 않았을까.

서양쪽 고전을 참 좋아하는데, 한국 번역판이 껄끄러운 것도 처음이라... 많이 당황스러웠음.


*사진출처: 네이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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