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영화 자체는 단순하다.
개연성에 구멍도 있고, 캐릭터들의 입체감도 어디선가 본 듯한 볼륨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성별이 달라진 것 만으로도 많은 것이 바뀌었다.
액션이나 대사 그리고 플롯 등 모든 곳에서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연대'가 느껴졌다.
쌓인게 많았을 배우들(출연한 배우들이든, 그냥 보는 배우들이든)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풀어줄 듯?
제시카 차스테인 역시 지존, 다이앤 크루거도 멋있었고
루피타 뇽오는 의외의 느낌이었지만 역시 멋있었다.
판빙빙은 캐릭터가 너무 예상 가능했고, 또 도구로서 작동한 느낌이 커서 아쉽긴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액션영화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 너무 멋졌음.
페넬로페 크루즈는 이 영화에서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다.
게다가 좀... 웃기다... 사실 웃길 상황이 아닌데 뻘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도록 만든 듯?
마지막에 키 메시지를 대사로 읊어주는 것 또한 페넬로페 크루즈다.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였기에 그에게 키 메시지를 맡긴 게 아닐까 한다.
마지막으로 세바스찬 스탠. 솔직히 어떤 남배우가 이런 영화에 나오는 걸 기꺼워 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용기있는 결단을 내렸고, 결단만큼 훌륭한 연기를 보였다.
이 영화에선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고 옆으로 주저 앉아서 눈물을 흘리는 '여성' 캐릭터는 없다.
혹은 민폐끼치거나 멍하게 있다가 본인의 생존주도권을 '남성'캐릭터에게 노룩패스하는 '여성' 캐릭터도 없다.
(많은 대사들이 있었지만, 특히 너 지금 일할 상태가 아니야 -> ㄴㄴ. 일 할거임. 이라는 대사가 제일 인상적이었음.)
다들 누구보다 빠르게 현실을 직시하고, 눈 앞에 놓인 문제부터 해결해 나간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스토리를 위한 도구 or 남성 캐릭터의 보조 역할로만 기능했던 그놈의 '여성 캐릭터'를 대놓고 깐다.
다만 너무 대놓고 까서, 그래서 영화가 좀 유치해진건 ㅇㅈ. 그래도 그만큼 이 영화가 의미있는 것도 ㅇㅈ.
이런 영화,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고 나가면서 여자들이 저런 액션을 하는 게 말이 되냐는 남자 관객과
(저기요... 애초에 영화에 나오는 남자들이 하는 액션도 말이 안됩니다... 영화 액션과 성별을 상관이 없음...)
여자들이 너무 주인공 같아서 불편하다(? ㅋㅋ 이 반응은 그냥 할 말이 없다; 2022년에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니)
는 발언을 하면서 나가는 그 옆의 남자 관객들의 반응을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듦.
영화 내내 코웃음을 치고 다 들리게 떠들던 비매너 관객이 저 두 사람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이유다.
*사진출처: 네이버 DB
'콘텐츠 > 외국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 디그 (사이몬 스톤) (0) | 2022.02.19 |
---|---|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매튜 본) (0) | 2022.02.16 |
나일 강의 죽음 (케네스 브래너) (0) | 2022.02.15 |
언포기버블 (노라 핑스체이트) (0) | 2022.02.14 |
인턴 (낸시 마이어스) (0) | 2022.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