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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책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마이클 셸런버거)

by 휴먼계정 2021. 12. 23.

유명 브랜드에서 파는 친환경 옷을 섣불리 구매하면 안된다는건 알고 있었다.

그 친환경 상품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오염이 발생한다는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은, 저 사실들 외에 알지 못했던 많은 다른 이야기들을 알게 해준 책.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석유, 원자력, 플라스틱 등등... 기가 막히는 일들이 많았고

(특히 기억에 남는건, 그 유명했던 그린피스의 고래잡이 반대운동이, 세계적으로 고래잡이가 이미 끝난 시점에 대두되었다는 점 & 에너지 밀도가 현저히 떨어져서 결과적으로 더 많은 패널을 제작해야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에도 불구하고 태양광패널로의 교체가 과연 답인가, 풍력발전소는 기존 발전소보다 약 500넓은 땅을 필요로 하는데 풍력 또한 답이 맞는건가 하는 문제 등)

산업적 권력을 놓지 않기 위해 대중의 심리를 이끄는 로비 사례를 보고 참 머리가 아팠다.

앞으로 환경단체의 말을 다 믿지는 않게 될 듯.

 

그러나 나는 이 책에 어느 정도는 맹점이 있다고 느꼈다.

어떤 챕터에서는 화력발전소를 지은 이후에 가난한 마을이 더 잘 살게 되었고 나무도 보호할 수 있었다고 하고,

->저자말대로라면 발전소 중에선 원자력이 최고긴 하나, 가난한 마을에 대뜸 원자력발전소를 지어줄사람이 없으니, 화력발전소 건설로의 가능성을 시사한 듯 한데, 그래서 이 사람들이 잘 살게 된다면 그것으로 되는건가?

 

어디서는 탄소배출의 주적인 화력발전소 대신 탄소배출이 없고 효율이 훨씬 좋은 원자력발전소를 짓자고 하고.

->저자가 후쿠시마의 오염도가 거의 없는데 사람들 이주시킨건 잘못한거고, 낮고 폭발했을 때의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부분이 거의 없다고 말하는 것도 황당했다. 원자력발전으로 인한 오염수는 다른 발전소들의 폐기물에 비해 현저히 적고 또 잘 보관되고 있어서 바다나 강으로 유출될 가능성도 없다던데. 흠 그럼 내년에 오염수를 직접 바다로 방류한다는 일본의 행태를 보고 뭐라고 할지 궁금해짐. 사람들이 원자력 발전소가 좋은걸 사람들이 모르는 게 아니지 않음? 그러나 인간이 하는 일이고 사고가 났을 때의 위험성도 너무 크고, 또 일본정부처럼 상식밖의 일을 해내는 인간들도 있으니 기피하는건데 이 저자는, 헛된 공포심을 조정하는 환경주의자들에겐 무척이나 부정적인 반면 '문명의 이기를 이룩한 인간'그 자체에 대해선 너무 긍정적인 듯 해서 불편했다. 다만, 기성 발전소를 운영하는 세력들이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루머와 공포심을 조장한다는 부분은 잘 몰랐던 부분이라 끄덕여졌던 부분.

 

그리고 자연산 생선을 마구 잡는 것 보단 그냥 양식장을 늘리고 관리를 잘 하는게 더 낫지 않냐, 어쩌다가 한두마리 탈출해도 그 아이들은 자연에서 살아남지 못하니 생태계를 교란하지 못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 그럼 양식을 위해 태어난 유전자조작 생선들은 무슨 죄냐, 인간이 그럴 권리가 있냐-는 반문이 가능하나, 그럼 양식을 안 하면 뭘 해먹고 살건데? 자연산만 잡다보면 그게 바로 멸종 아니냐? 하는 대응을 해올 것 같음. 그럼 솔직히 내가 (양식생선이 아닌) 인간인 이상 할 말이 없어지는거지.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바로, 어쨌든 이 저자는 모든 가치 중 인간의 편의와 효율을 우선으로 둔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한 세 사례는 모두 수치에 근거한 발언들이었고 장단이 있다.

하지만 화살표 옆에 언급한 내 생각처럼, 읽으면서 깨달은 점도 많지만 불편한 부분 또한 많았다.

저자의 환경적 기준이 챕터마다 바뀌고, 또 어쨌든 인간을 우선으로 하는 사고방식 때문임.

(나도 인간인데 이게 왜 불편한지 모르겠음... 위선적인 나 자신...)

 

본인도 이 부분을 알고 있는 것인지 책에서 인정했다.

(무슨 대화를 나눈 이야기였는데 어느 부분인지 까먹음.)

사실 지금상황에서 인간이나 동물, 지구에게 절대 옳은 것도 절대 나쁜 것도 없다고.

다만 환경보호와 관련해서 잘못 알려진 것들이 많은데다,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심의 대부분은 기득권층의 심리전으로 전파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쓴 듯 했다.

 

어쨌든 읽으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특히 나 자신의 이중잣대에 대해 실망함 ㅎㅎ...)

두껍긴 한데 ㅜㅜㅋㅋㅋ 다들 한번 쯤은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

 

*사진출처: 네이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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