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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윤제균)

휴먼계정 2016. 2. 6. 21:48


천만을 넘긴 영화다.

사실 영화는 흥미롭게 봤다. 연기도 좋았고, 좋아하는 배우들도 많이 나왔고.

평이 좋은 영화인 만큼, 그에 반하는 리뷰를 쓰는게 조심스러워 지넹..


덕수와 동일한 시대를 살지 않은 나에게는 조금 불편한 부분도 있었던 영화이다.

이 영화는 다분히 덕수의 시점에서만 그려진 영화이다.

덕수의 아들들이 아버지(덕수)와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고개를 내저을 때

쓸쓸히 돌아서서 생이별한 아버지와의 옷을 끌어안고 우는 그에게만 초첨이 맞추어져 있다.

물론 덕수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그런 삶은 아무나 견딜만큼 쉬운 일이 아님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 덕수의 삶을 연출한 영화가, 

그 때 그렇게 힘들게 살아왔으니 지금 좀 민폐 끼치고 막무가내로 사는 건 봐줘야지, 이해하자

라는 감정적 면죄부를 강요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힘들었다고 해서 덕수와는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에게 윽박을 지르는 덕수의 모습이 곱게 보이지 않았단 뜻 이다.

이는 덕수의 크나큰 은혜를 입은 덕수의 여동생이 결혼문제로 억지를 부리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그녀는 덕수에게 과거를 빚져왔기 때문에 그래서는 안된다.

그러나 덕수와 아무런 과거적 빚이 없는 엑스트라에게 까지 그러다니?

덕수와 마찰을 빚은 엑스트라들은 옆집가게주인, 질나쁜학생들, 생선가게주인 등이 있다.

손녀가 화내지 말라고 할 정도로 이사람 저사람 할 것 없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시비를 거는 현재 덕수의 행태를 고발하기 위해 설정한 엑스트라들은

너무나도 절묘하게 덕수를 합리화시킬 수 있는 사람들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에서는 덕수가 이러저러한 일들을 겪어 왔기 때문에 생판 모르는 남들에게 화를 내는 것이다

라는 것을 잘 연출해 주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조금 거북하게 느껴졌다.


처음부터 나쁜 사람은 없다.

역사 속에서 마음이 어그러지고, 행동이 거칠어 질 수는 있다.

그러나 이건 그의 가족들이나 친한 사람들이나 서로 이해를 해 줄 일이지

낯선 사람에게 그것을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관객도 포함해서 말이다.

세대적 공감을 목표로 한 영화인 듯 한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한쪽의 입장만을 그려놓은 것이 아쉽다.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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