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공연 & 전시

앨리스 달튼 브라운 : 빛이 머무는 자리

휴먼계정 2021. 10. 30. 17:59

정말 좋은 전시였다.

일단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한게 너무 좋았음..........

물론 최근 작품에 한해 사진 촬영이 가능한데(마케팅을 해야하니까...)

인스타용 사진을 찍으며 스쳐가는(혹은 전세를 낸..) 군상을 보며 느낄 수 있는 기분 또한 예술아니겠냐ㅠ

 

전시가 얼마 남지 않아서 그런지 평일 6시 이후에 방문했는데도 사람들이 꽤 많았음.

(좀 더 보고 싶은데 뒷 사람들이 나 움직이는거 기다리는 정도...? 아무래도 조급해지긴 함 ㅠㅠ)

 

오디오 가이드 없이 관람했으나, 순서를 잘 짜두셔서 가이드 없이도 충분히 이해 가능 ㅇㅇ

엄격하게 정해진 순서는 없었고,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관람 가능한 동선이다.

작품에 따라서 공간의 색상을 달리한 것도 너무 좋았다. 벽이 다른 색이면 어땠을까 상상해보는 것도 재밌음.

그리고, 마지막에 있는 영상도 대박이었다. 작가님이 직접 마이아트뮤지엄에 전시되어있는 작품들에 대해 설명해주심.

 

그리고 솔직히... 나는 초기, 중기 작품이 좀 더 좋았다.

작가님도 말씀하신거지만... 후기로 갈 수록 완성도를 위해 더함/뺌/바꿈 등의 기획적 요소들이 더 많아진 듯 한데

그게 자꾸 신경 쓰였다. 오히려 집중이 깨지는 느낌? (역시 한결같이 고지식한 선비 서타일...)

 

뭐랄까 고증 철저하게 했고, 연출도 좋고, 연기 구멍 없는 드라마인데도,

대사에 현대 말투가 섞여있을 때 느껴지는 묘한 그거... 거부감은 아닌데 암튼 알 수 없는 그런 느낌. 

그래서인지 아무래도 초중기의 작품 속에 도사리고 있는(?) 폭발적인 에너지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도사리고 있다는 느낌이 정말 딱이다. 그 존재감이 너무 설렜고,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굿즈에 대한 호평이 많던데,

굿즈 욕심이 0인 나의 흥미를 끄는 굿즈는 없었다 껄껄. 저는 그냥 티켓 모으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근데 다행이다 싶더라 굿즈 좋아했다면 지갑 다 털렸을 듯.)

 

P.S.

전시회나 클래식이나... 매우 대중적인 취향을 가졌는데 또 대중적이지 않은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마이아트뮤지엄에선 뭔가 내 맘에 쏙 드는 전시만 해주셔서 넘 감사할 따름...

처음엔 오잉 재밌겠다 싶어서 방문했고, 100% 맘에 들지 않았던 적도 있지만

어느덧 포스터가 바뀔 때 마다 꾸준 방문 중 이고

이번 전시를 보고 나오면서 걸려있는 다음 전시회 예고 포스터를 보고 그냥 이 미술관을 내 루틴으로 정해버림.

 

그래도 뭔가 국내 작가님 전시회도 더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긴 하다.

왜냐... 해외 작가님들보다 국내 작가님에 대한 인지도가 더디게 올라오니깐..

뭔가 더 발빠르게 알고 싶고 응원하고 싶단 말이지. 전시회에서 소개해주지 않으면 무지한 나는 모르니께 ㅠ

 

*사진출처: 마이아트뮤지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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