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어떻게 여성을 차별하는가 (사피야 우모자 노블)
그러게... 검색엔진의 정보가 왜 중립적이고 옳은 정보라고 여겼던걸까...ㅠㅠ
가짜뉴스는 딱 봐도 말도 안되니깐 내가 걸러낼 수 있다고 생각한건 정말 오만했다.
알고리즘 또한 사람이(특히 인류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다고 여겨지는 백인+남성 위주의) 만든거니
당연히 편향적일 수 밖에 없는데... 이 책은 서문부터 내 뼈를 때리고 있다. (불쌍한 나의 무지함과 오만함ㅠㅠ)
생각해보면 그냥 넘어갔던게 부끄러운 부분들이다.
1. 흑인소녀, 아시안소녀, 백인소녀 등 "ㅇㅇ소녀"를 검색하면 상단에 바로 뜨는 말하기 몹시 불쾌한 성적 단어들
2. "의사"를 검색하면 상단에 뜨는 건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백인" "남자" 이미지
3. "간호사"를 검색해도 상단에 뜨는건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백인" "여자" 이미지
4. "10대 흑인"을 검색하면 상단에 뜨는 머그샷 이미지, "10대백인"을 검색하면 뜨는 평범한 이미지
5. "미적분을 공부했던 영어 전공 여학생"을 검색 시 자동 수정기능이 "미적분을 공부했던 영어 전공 남학생"을 검색하려고 했던거냐고 되묻는 것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구글이 광고주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행보는 중립적일 수가 없다. 굉장히 편향적일 것이라는 점임.
물론, 언제나 그렇듯, 이는 약자와 소수자에게 매우 불리한 일이다.
(구글은 알고리즘 수정이 어렵다고 했지만,
몇 년에 걸쳐 끈질기게 목소리를 내주신 고마우신 분들 덕분에 지금은 위의 문제들이 수정이 됨.
이 책의 또 다른 묘미는 구글의 언행불일치와 논리비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냥 온라인에서 나오는 몇 문장, 몇 단어인데 대충 넘어가자~ 라고 하기엔
총기난사사건을 일으켜 다수의 무고한 흑인들을 해친 딜런 스톰 루프의 사건이 아프게 와닿는다.
그가 구글링을 통해 흑인이 쓸모없다는 잘못된 결론을 내릴 때까지,
구글의 알고리즘이 수많은 가짜 뉴스와, 편향적인 정보(CCC, KKK)를
검색 결과의 상단에 띄워 그의 잘못된 판단을 부추긴건 사실이다.
(저자가 그를 감싼다거나, 그가 죄가 덜하다고 발언하는 것은 아닌 듯?
예방 차원에서 그가 왜 범죄를 저지르기에 이르렀는지를 추적하다가 알아낸 부분인 것 같다.)
구글같은 거대공룡은 상업적인 이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다가 자정에 대한 의지도 없어보이니까.
그렇다면 유저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견제해야 하는데, 솔직히 이를 적극적으로 견제할만한 유저들은...
별 문제 없이 지내는 비약자들이 아닌 이미 피해를 보고 있는 약자들일 것 같고, (캔디스처럼)
역시나 언제나 그렇듯ㅋㅋㅋ 약자들의 아우성이 공론화 되는 일은 매우 길고 험난.... ㅠㅠ...
그렇기에 콘텐츠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방식과 알고리즘이 정말로! 중립적인지
그리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개방성(투명성은 바라지도 않음ㅎㅎ...)을 다지는데 정부 차원의 개입이 필요할 듯 한데
구글 사례를 보면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구글에게 법적인 프리패스를 준 건 결국 미국정부- 이게 쉬운 일은 아닐 듯 하다.
결론적으로,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감정은 절망이다.
전통적 미디어의 관행을 답습하고 있는 상용 검색 엔진 vs 나(우주의 먼지)
정말로 계란으로 목성을 깨는 격인데, 내가 가진 계란들은 초라하기 짝이 없군요.
유난히 염세적인 오늘의 한탄 리뷰는 이렇게 마무리해야겠다.
P.S)
예전에 익스플로러가 너무 느리다며 크롬의 인기가 상승할 때,
모질라 파이어폭스도 함께 상승기류를 탄 적이 있다.
근데 이 책을 읽고 안 사실:
파폭이 흑인에게 유용한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문화적으로 맥락화된 검색엔진이었다는 것!
*사진출처: 네이버 책